교회성장 패러다임의 변화 2003-02-25 02:21:22 read : 35821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최근에 와서 교회성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패러다임(paradigm)이란 무엇인가? 패러다임이란 우리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틀이다. 그 패러다임 안에서 우리는 주위의 사건과 경험, 인물, 사회 현상 등을 이해하게 된다.
토마스 쿤(Thomas Kuhn)이 ‘과학 혁명의 구조’라는 책에서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소개한 이후 이 말에 내재된 의미와 영향력은 나날이 주목을 받아 왔다. 스티븐 코비(Steven Covey)는 “우리가 진보를 이루려 할 때 새로운 패러다임, 새로운 지도, 세계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관점을 요구한다”라고까지 말한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비단 과학 분야만이 아니라 교회성장의 분야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과거와 다른 사회구조가 도래하고 교인들의 의식구조가 변하면서 교회성장도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추구되고 있다. 막연히 대형 교회를 추구하고 총동원 전도를 통한 사람 끌어모으기 식의 성장 패러다임은 분명 시들어가고 있다.
대형 건물과 대형 목회에 대한 집착이 예전 같지 않다. 실제로 1998년에 한미준, 즉 ‘한국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 한국 갤럽에 의뢰하여 ‘한국 개신교의 교회 활동 및 신앙 의식'을 조사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 의하면 기독교를 믿고자 희망하는 응답자의 32.6%가 교인 1백 명 정도의 소형 교회를 희망하고 있었다. 대형 교회에 대한 선호도는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으며 소형 교회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형 교회일지라도 역동적인 소그룹이 있는 교회를 찾고 있다.
물론 현대 같은 대량 사회에는 대형 교회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교회의 규모가 아니다. 교회의 본질과 활동이 성경적이며 실제적이냐 하는 것이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건강한 교회는 계속해서 무한대로 성장해야 한다. 계속 성장하면서도 내실을 기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그룹의 동력화가 필수적이다.
“필요를 채워주면 성장한다”
지난주에 미국 최대의 교회인 시카고의 윌로우크릭(Willow Creek)교회에서 개최된 소그룹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현재 그 교회는 출석 성도 3만5천 명이지만, 전 세계에서 매년 7만 명 이상의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이 찾아와서 교육과 훈련을 받고 있다.
이번에도 전 세계에서 5천 명이 넘는 목회자들과 소그룹 지도자들이 참석하여 소그룹 사역에 대해 진지한 강의와 열띤 토론을 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21세기 목회는 소그룹을 중심으로 한 사역으로 발전할 것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엘머 타운즈(Elmer Towns)는 ‘성장하는 교회는 무엇이 다른가’라는 책에서 미국 10대 교회의 성장요인을 분석한 바 있다.
그 교회들은 다 자기 교회에 맞는 독특한 스타일을 개발해 낸 교회들이다. 그 교회들이 가진 공통점은 필요에 대한 융통성 있는 대응과 영적인 헌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로버트 슐러(Robert Schuller)도 교회성장의 비결을 ‘필요를 발견하고 그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람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그룹의 개발이 효과적이다. 사람들의 욕구(desires)를 다 채울 수는 없지만 필요(needs)는 채워주어야 한다. 윌로우크릭교회의 훈련을 책임지고 있는 빌 도나휴(Bill Donahue) 목사는‘소그룹 모델을 교회에 도입하는 이유는 교회의 중요한 필요들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현대인들에게는 정신적인 고통과 육체적인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치유 소그룹이 필요하다. 가정에서 깨어진 관계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가정사역 소그룹도 필요하다.
사람들을 제자로 양성하는 제자훈련 소그룹도 필요하다. 불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의 진리를 설명해 주는 구도자 소그룹도 필요하다. 사람들을 보살피고 책임지는 섬김 소그룹도 필요하다. 진정한 필요를 채우는 소그룹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강력하게 요구될 것이다.
명성훈목사(교회성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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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으로 앞서가는 목회
최근 한 목회자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교회가 한창 성장하던 시기에 눈을 돌려 자기만의 전문 사역 분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10년 넘게 7백50권의 전공 원서를 독파하고 30여 차례 국제세미나에도 참석했다. 세계 구석구석을 다니며 관련 자료들을 모으고 또 모았다. 그러자 어느 순간 자신의 눈앞에 새로운 세계가 열려진 것을 깨달았다.
전문가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어지는 ‘통찰력’(insight)과 ‘탁월성’(excellence)이라는 단어가 그에게도 따라붙기 시작했다. 이내 수많은 목회자 앞에서 자신의 전문 목회 지식을 전수하며 영향력을 미치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자기만의 우물을 파들어 간 결과 넘치는 생수를 얻어 필요한 이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의 결론은 이러했다. ‘하나님은 우리를 오랫동안 준비시켜 잠깐 사용하십니다. 노아가 그러했고 모세가 그러했습니다. 우리는 잠깐 사용 받는다는 사실보다 오래 준비되어야 한다는 명제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뭐 좀 효과를 봤다는 프로그램만 있으면 앞뒤 없이 모여들기 일쑤다.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점을 모색하기 보다 어떻게든 손쉽게 그대로 써먹으려고만 한다.
21세기는 전문성의 시대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보러 광야에 나가는 휘둘림의 시대가 아니다. 사람도 물건도 건물도 음식점도 인터넷 사이트도 남과 달라야 세인의 주목을 끌 수 있다. 전문성이란 결국 자기 분야에서 실력을 쌓는 것을 말한다. 그러려면 외로이 한 우물을 파는 피땀의 기간이 있어야 한다.
바야흐로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고 가치를 높이는 일에 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모든 분야의 지도자가 되는 시대적 요청에 우리 목회자들도 순응할 때가 도래하고 있다.
영혼의 질 높이는 목회자
로버트 클링턴(Robert Clinton)은 그의 저서 ‘영적 지도자 만들기’에서 영적인 지도자에 게는 반드시 두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첫째, 지도자는 하나님의 인도과정을 거 쳐야 한다. 둘째, 지도자는 자기 자신의 개발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하나님의 인도과정과 자신의 개발과정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이 지도자의 ‘영성’ (spirituality)이다. 기독교 리더십, 영적 리더십의 원천은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교회 성장형 목회자는 하나님 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여 끊임없이 ‘영혼의 질’(quality of soul)을 높여야 한다.
일이나 사역보다 관계와 영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목회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 여기에 있다. 주님의 일에 바쁘다 보니 막상 주님 자신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생기 게 된다. 심지어 분주병에 걸려 영성이 말라지고, 주님에 대한 그리움도 사라지고, 하나님이 주시는 음성을 듣지 못하는 비극적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하나님을 올바로 만나지 못하면 사역의 동기가 변질될 수 있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이 사역의 참 동기가 되어야 하는데 고든 맥도날드(Gordon McDonld)의 지적처럼 인정받고 싶은(recognition), 성취하고 싶은(achievement), 이상주의적인(idealism) 욕망이 동 기가 되어 목회자의 마음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목회자가 하나님을 만나는 법은 평신도와 다를 바가 없다. 목회자는 설교나 강의나 상담을 하기 전에 하나님의 음성, 하나님의 메시지를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한다. 자기를 닮은, 오히려 자기보다 탁월한 추종자를 많이 만드는 영적 지도자가 되는 길도 결국 영혼의 질적 차원을 통해 판가름 나게 될 것이다. -명성훈목사(교회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