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임석순 목사, 이하 한복협)가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소재 서울제일교회(담임 김동춘 목사)에서 '고령화 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는 한정국 위원장(국제위원장, 전세계한인선교기구연대)의 사회로 ▲김진양 부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고령화 시대와 한국의 미래' ▲윤영근 목사(할렐루야교회)가 '고령화 시대에 한국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한국사회, 초고령 사회 진입
김진양 부대표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만 65세 이상 인구)가 994만 명으로 곧 1000만 명을 돌파한다고 한다"며 "노인 인구가 2030년에는 1298만 명, 2050년에는 1891만 명, 2072년엔 1727만 명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총 인구는 2020년에 5184만 명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서 2024년에는 5175만 명, 2050년엔 5006만 명, 2072년엔 3622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총 인구는 줄고 노인 인구가 늘면서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노인 인구의 비중이 2024년 19.2%, 2030년 25.3%, 2072년 47.7%로 총 인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총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와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 사회 그리고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고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빠르면 2024년 말, 아니면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대표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이유는 사망자보다 출생아 수가 턱없이 낮기 때문"이라며 "출생아 수를 보면 2000년에 64만 명이었으나 2022년엔 25만 명으로 20년 남짓 기간 동안 출생아 수가 무려 약 60%나 줄어들어서 사회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국군의 군인 수가 2023년 말 기준으로 47만 명인데, 22년 출생아 가운데 남아를 약 22만 명으로 본다면 앞으로 현재 병력 규모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반면에 수명은 늘어나고 있다. 2000년 기대 수명이 79.7세인데, 2022년엔 85.6세로 늘어났다. 그만큼 노인의 수가 누적되기 때문에 노인이 늘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출생아 수가 크게 늘어난 베이비 붐 세대(1955년~1963년)가 노인 연령으로 편입되면서 앞으로 노인의 수가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 초고령 사회에 대한 대책
김 부대표는 초고령 사회에 발생하는 문제로 ▲노동력 부족 ▲노인 부양 부담 증가 ▲노인 고립 및 외로움 ▲노인 빈곤 ▲세대 갈등 등을 꼽았다.
그는 초고령사회에 대한 몇 가지 대책으로 "먼저, 노인 복지 제도 확대이다. 노인의 생활수준 및 여건은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 노인 빈곤률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안정적 삶을 위한 복지 제도가 필요하다"며 "둘째는 건강한 노년을 위한 건강관리 및 의료 서비스이다. 노년의 행복한 삶을 위한 첫째 조건은 건강관리다. 이를 위해 건강관리 서비스, 돌봄 서비스 등 노인 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셋째는 행복한 노년을 위한 여가 및 자기 계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여가 시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레저 학습 문화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넷째는 고령 인구의 직업 기회로,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해서 자기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활기찬 노후를 위해서 노인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다섯째는 연금제도개혁으로, 현재대로라면 곧 연금 고갈이 예상되므로 연금제도를 개혁해서 연금에 대한 불안을 해소해야 하며, 여섯째로 고령친화적 문화와 생활 여건 조성으로, 사회가 노인을 사회의 짐으로 생각하지 않고, 사회의 동등한 일원으로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고령자를 위한 시설을 갖춘 고령친화적 도시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며 "마지막 일곱째는 저출산 문제 해결이다. 궁극적으로 추산을 늘려서 인구 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젊은이들이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과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 시니어목회, 시니어 바라보는 관점 중요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윤영근 목사는 "시니어목회에서는 시니어를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 신학적·철학적으로 형이상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사역현장에서는 불안정하다. 실제적인 적용 가능한 인간론이 필요하다"며 "인간론의 접근방법은 복지관점으로 인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교육학적 입장에서 시니어를 보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관점이 복지관점에서 교육학적 입장으로 바뀌면 사역의 폭이 넓어진다"고 했다.
윤 목사는 "노인인구의 문제는 이제 교회안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정확하게는 문제라기보다는 출구전략이 필요한 것"이라며 "교회에서는 청·장년중심의 목회적인 관심과 외부에 대한 선교적인 관심에 집중되어 왔었다. 이제는 초고령화시대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시니어에 대한 목양과 선교라는 목양의 숙제를 피할 수 없다"고 했다.
◆ 시니어목회, 세 가지 분야의 실천적 제안
윤영근 목사는 시니어목회를 위한 세 가지 난제로 ▲'난 노인이 아니야'라는 성도들의 인식 ▲'노인대학에서 여행이 최고지'라는 인식 ▲'시니어사역은 아직 중요하지 않아'라는 리더층의 생각 등을 꼽았다.
그는 초고령시대의 온전한 성동인 고령 노인을 위한 시니어목회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세 가지 분야의 실천적 제안으로 ▲조직구성의 결정 ▲리더의 세움 ▲창의적인 사역 등을 말했다.
이어 "먼저, 시니어도 교회의 정확한 구성원이라는 생각에서 조직의 구성결정을 해야 한다"며 "출애굽기 10장 9절엔 '남녀노소'라는 정확한 세대별 구분을 하였다. 노인은 사회의 빠뜨릴 수 없는 구성원임을 성경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두 번째는 리더의 세움으로, 시니어 교인들은 모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소그룹의 리더를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오히려 젊은 성도중의 리더와 시니어그룹의 리더는 기본 체력과 소양이 다르다. 소그룹은 디테일할수록 좋다. 그러나 80세가 넘어가면 리더세우기가 어렵다. 대그룹의 장점을 활용해야 한다"며 그 예로 일부 고령소그룹의 수요예배이용, 대그룹이후 소그룹 추천, 노인대학 후 교구 모임 등을 말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창의적인 사역의 선순환으로, 노인문제가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복음이 노인을 변화시키고 다음세대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교회가 먼저 고령친화성의 기준을 마련하여 사회의 기준을 선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은총의 영역아래에서 바른문화 건전한 문화를 선점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아울러 "아직도 시니어세대는 달리고 싶어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같은 간격의 차이로 좀 더 일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제는 교회의 일꾼이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시 서는 날이 그들에게 사역이 되고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날이다. 그리고 그곳에 복음으로 철저히 무장된 시니어가 나가는 것이라면 시니어사역의 최고의 결과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앞서 기도회는 조평세 대표(교회갱신위원장, 월드뷰 부편집장, 1776연구소 대표)의 사회로, 김동춘 목사(청년대학생위원장, 서울제일교회 담임)의 설교, 기도, 서울제일교회의 특송 순으로 진행됐다.
'뛰어내리지 말라'(마 4:1~11)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김동춘 목사는 "삶의 가치를 분명히 해야 한다. 뛰어내리면 안 된다.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면 안 된다"며 "우리는 하늘에 속한 사람이다.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을 시험치 말고 다만 하나님께 경배드리자"며 "내 생각과 뜻대로 신앙생활 하지 말고, 때로 내 뜻과 다르고 내가 이해하기 힘든 일이 생길지라도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믿고,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쫓아가자"고 전했다.
이어진 기도 순서에선 ▲유관지 목사(북녘교회연구원 원장, 용산감리교회 원로)가 '한국교회를 위하여' ▲ 정현구 목사(중앙위원, 서울영동교회 담임)가 '우리나라를 위하여' 각각 기도하고, 위 두 가지 기도제목을 가지고 합심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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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커플 건보 피부양자 인정은 헌법 정면 위배”... 헌재 판단 묻는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등 5명 기자회견 열고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가처분 신청키로
손현보 심하보 이강우 목사 등 동참
윤상현(왼쪽 다섯 번째)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배보윤(왼쪽부터) 변호사, 손현보 목사 등과 함께 지난 7월 18일 대법원의 동성 커플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가처분 신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등 5명의 국회의원들이 지난 7월 18일 대법원의 ‘동성 커플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법부가 입법부 권한을 심각하게 침해했고 판결이 동성혼 합법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권한쟁의 심판은 국회의 권한이 침해됐을 때 헌법재판소에서 효력 취소를 구하는 절차다.
윤 의원은 17일 국민의힘 김도읍 조배숙 조정훈 박충권 의원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의 판결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회의원의 법률안 제출권과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으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할 것”이라며 “헌법 제36조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유지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이를 정면으로 위배해 헌법질서와 권력분립의 원칙을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는 교계 인사들도 함께했다. 손현보 (세계로교회), 심하보 (은평제일교회), 이강우 (좋은나무교회) 목사 등이 참석해 동참의 뜻을 밝혔다. 손 목사는 “사회적 논의 없이 대법원 판결로 사회 근간이 바뀐 것은 명백한 입법권 침해”라며 “민법 등 가족관계법을 국회에서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 목사도 “40년의 목회 동안 수많은 도전을 겪었지만, 지금 직면한 위기는 그 모든 순간을 무색하게 할 만큼 근본적이고 치명적”이라며 “개인과 가정, 교회, 국가의 터전인 헌법을 대법원이 흔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교회는 이같은 동성애 관련 법제화 저지를 위해 오는 27일 광화문 일대에서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동성혼 합법화와 성오염을 조장하는 악법에 맞서 성경적 진리를 수호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초교파적 연합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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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조례 옹호 진보 교육감 체제에 교계 우려
정근식 당선인, 학생 책무성 보완 학생인권법 제정에 힘 실을 전망
반면 기독사학 현안, 조율 기대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재의결을 환영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학생인권조례폐지전국네트워크 제공
16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진보 진영의 정근식 후보가 당선되자 교계에선 우려와 기대가 엇갈렸다. 정 당선인이 친동성애 성향 논란을 빚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를 옹호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이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벌써부터 예고되고 있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지난 4월 논란 끝에 서울시의회에서 폐지됐다.
다만 기독사학 자율성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할 수 있다는 당선인의 공약을 감안할 때 해법 모색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인다.
정 당선인은 지난 10년간 서울교육 수장 자리를 지켜온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에 이은 진보성향의 교육감으로 평가된다. 남은 임기인 2년간 조 전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계승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정 당선인은 학생인권조례와 관련, 학생의 책무성 부분을 보완하면서 야권에서 추진 중인 학생인권법 제정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서울교육 수장의 이 같은 성향은 교계로선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학생인권조례 시행 후 지난 10여년간 열매가 좋지 않았다”면서 “차별금지법 독소조항이 인권조례에 포함됐고 이로 인해 잘못된 성오염 교육이 이뤄져 학원 내 성폭력이 11.3배 증가했다. 학원 내 성적 윤리가 얼마만큼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고 말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와 교권추락의 현실도 지적됐다. 이 대표는 “서울시 학생들의 기초학력은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다”면서 “교권이 추락하면서 교사들의 제대로 된 지도가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생인권조례는 다음세대를 심각하게 경도시키고 아이들을 훼손시킨다. 시대를 역행하는 (조례안을) 더 이상 고집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계는 학생인권조례 존치 및 법제화 움직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육진경 전국교육회복교사연합 공동대표는 “유사한 조례 및 법안을 밀어붙이면 그야말로 불통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조례 폐지를 뒤집는 행태가 있다면 좌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기독사학 현안에 대해서는 조율의 여지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기독교 사립학교 연합체인 사학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 함승수 사무총장은 “정 당선인이 후보시절 사립학교 현안을 논의할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면서 “이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이념을 떠나 사립학교 임용권한 확대와 건학이념 구현 등을 위해 (사학미션이) 의제를 제시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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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노벨 문학상 수상, 빛과 그림자
종북좌파 문학 포르노 소설
소설가 한강 씨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강 씨의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은 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라는 점에서 한국 문학의 저력을 전 세계에 떨친 자랑스러운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올해로 124년을 맞은 노벨상은 모두의 예상을 보란 듯이 비껴가고 있다. 문학상의 경우도 여성 작가에게 돌아갈 거라는 설이 나돌긴 했으나 한강 씨는 주요 후보로 거론되지 않아 발표 후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의 50대 젊은 여성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그동안의 관행을 깨는 신선한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이다.
소설가 한강은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의 소설로 세계적 인지도를 쌓아 영국이 주는 권위 있는 문학상인 맨부커상과 프랑스 메디치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이미 국제적인 문학상을 휩쓸며 상당한 명성을 쌓은 한강 씨가 당초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군에서 빠졌던 건 아시아 국가, 그중에서도 서구 문학계에서 변방으로 취급되던 한국 작가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국내 서점가가 때아닌 호황을 맞은 모습이다. 한강이 쓴 주요 소설집 판매가 수상 직전 대비 2240배나 증가하는 등 '신드롬'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는 수상 다음 날 각각 약 3만8000부가 판매되며, 단일 도서(예스24 기준) 일일 최다 판매량을 돌파했다.
그런데 축하와 찬사 일색인 한편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한강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의 페미니즘적 성향을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논란에 뉴욕타임즈(NYT)도 "한강 작가의 작품은 무거운 역사적 짐을 다루면서 페미니즘 시각도 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주인공 영혜가 어느 날 꾼 꿈을 계기로 육식을 거부하면서 가족들과 갈등을 빚는 이야기다. 화가인 형부가 처제인 주인공의 알몸에 꽃을 그려 넣고 촬영하며 성행위를 갖는 장면이나 주인공이 식음을 전폐하자 아버지가 억지로 고기를 입에 밀어 넣거나 주인공이 칼로 손목을 그어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내용으로 화제가 됐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에 한강 씨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를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다는 이들의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소설 속에 나오는 주인공을 둘러싼 가족관계 사이에서 벌어지는 성적 묘사를 불편해하는 내용이다.
보수진영에선 언젠가부터 작가 한강 씨를 '좌파'로 부르고 있다. 그가 2017년 NYT에 'While the U.S. Talks of War, South Korea Shudders(미국이 전쟁을 언급할 때 한국은 몸서리 친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게 발단이다. 6.25 전쟁을 강대국들의 대리전으로 규정하며 전쟁 중 발생한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을 거론해 6.25 전쟁의 책임을 북한이 아닌 미국에 물어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고세진 전 아세아연합신학대학 총장은 본지에 기고한 글에서 "한강의 소설을 보면, 5.18 사건을 편향적으로 다루고, 4.3 폭동의 정체를 호도하였고, 대표적 소설인 '채식주의자'에서는 남성과 가족에 대한 감성적 해체와 지성적 파괴를 시도하는 포르노"라고 있다. 이어 "이런 것들을 숙고해 보면 한강이 받은 노벨 문학상은 종북좌파 문학에 대한 축복의 세레모니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한강 씨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후 그의 소설을 경기도교육청이 청소년 유해도서로 지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동안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러웠다. 본지가 경기도교육청 측에 확인한 결과 교육청이 폐기를 권고한 게 아니라 해당 학교 도서관 위원회가 소설 속에 나오는 선정적인 내용을 문제 삼아 청소년 유해도서로 지정해 폐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경기도교육청은 "특정 도서를 쓴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해서, 해당 도서를 읽도록 장려하거나 권장할 계획이 없으며 현행대로 각 학교 도서관 위원회에 청소년 유해 도서에 대한 감시와 관리를 자율적으로 맡길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사실 소설을 읽거나 드라마를 볼 때 현실이 오버랩되고 이를 주관화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그만큼 작품 세계에 깊이 몰입한 증거일 것이다. 한강 씨의 작품 가운데 유독 그런 요소들이 많아 평가 또한 극단적으로 나뉘는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6.25 전쟁과 4.3사건, 5.18 등 시대적 아픔을 소재로 한 내용이다.
소설가 한강 씨가 자신의 작품 속에서 그린 시대적 아픔과 갈등은 작가의 역사관과 가치관과 동일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가 외국 언론에 기고한 글이 역사적 편향성 논란에 불을 지펴 비판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의 소설 모두를 같은 부류를 묶는 건 생각해 볼 문제다.
소설은 허구에 스토리적 요소를 가미해 현실로 보이게끔 꾸민 창작물이지 결코 사실일 수 없다. 작가의 이념과 생각이 작품에 투영됐다고 그 소설이 다큐멘터리가 될 순 없다. 다만 작가가 작품 속에서 의도하는 방향, 즉 이념 편향성에 대해선 독자들이 깨어있는 양심으로 걸러낼 필요가 있다.
한강 씨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미지에 가까웠던 한국 문학을 전 세계에 알리는 전환점이 된 일대 사건이다. 하지만 한국인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앞으로 더 훌륭한 작가를 많이 배출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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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사기 온상지 된 ‘교회’… 피해액 수천억대 워너비그룹 새사업 대표는 목사?
전영철 워너비 회장 시무 교회 대타 목사
워너비 새사업 대표로 등재됐다 변경돼
목사가 투자 권유 등 사기사건 마다 연관
전문가 “교회 내 피해자 많아 자정 필요”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이 목사로 시무 중인 S교회. (출처: 피해자연대)
수천억대 폰지사기(다단계·유사수신) 의혹을 받는 워너비그룹의 새로운 사업 대표자가 목사에서 워너비그룹 직원으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는 많은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신앙적 요소와 결부해 투자를 유치하고 피해를 입혀 교회 내 예방적 차원의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입수한 워너비그룹의 새 사업체 ‘지오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대표이사가 지난 11일 김모씨에서 이모씨로 변경됐으며, 법인의 주소지는 세종시 소재 S교회 부설 S신학성경연구원으로 설립한 곳이다. 김씨는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이 목사로 주도하고 시무하는 S교회에서, 전 회장이 설교하지 않을 때 대신 설교하는 목사이다.
수천억대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워너비그룹의 새 사업체 ‘지오미㈜’의 대표이사로 기록된 김모 목사가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이 목사로 시무하는 교회에서 설교하는 모습. 현재 지오미㈜의 대표이사는 김 목사에서 워너비그룹 직원 이모씨로 변경됐다.
수천억대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워너비그룹의 새 사업체 ‘지오미㈜’의 대표이사로 기록된 김모 목사가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이 목사로 시무하는 교회에서 설교하는 모습. 현재 지오미㈜의 대표이사는 김 목사에서 워너비그룹 직원 이모씨로 변경됐다.
전 회장은 S교회 교단 측에 담임목사로 인정받기 위해 항소했지만, 지난 6월 기각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워너비그룹 피해자 수십명이 S교회에 찾아가 돈을 되돌려 달라고 촉구하다가 워너비그룹 그룹장(최상위 투자자)들과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워너비그룹은 지난 6월 방문판매법(방판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최근 새 사업으로 메기로부터 추출한 효소로 악취를 제거한다는 ‘스팅케어사’를 모집하며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이 사업은 이전에 워너비그룹에서 진행되다 실패한 사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직급이 높을수록 배당 비율을 높게 설정하고, 아이템 1코드당 55만원을 투자하면 전체 수익의 일부를 배당받는다는 다단계 방식이다.
지난 21일 전영철 회장이 목사로 시무 중인 세종시 소재 S교회를 찾은 워너비그룹 피해자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워너비그룹 관계자 및 교인들이 막아서고 있다.
지난 21일 전영철 회장이 목사로 시무 중인 세종시 소재 S교회를 찾은 워너비그룹 피해자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워너비그룹 관계자 및 교인들이 막아서고 있다.
워너비그룹처럼, 천지일보가 집중 취재한 다단계 사기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업체 모두 목사 등 교회와 연관돼 있었다. 아울러 피해자들 역시 교인들이 많았다.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는 회사명을 비롯해 대부분의 플랫폼명이 성경에 나오는 명칭이다. 지난 8월 말 1심에서 방판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 선고를 받은 이상은 휴스템코리아 회장 역시 인천 모교회 안수집사이다. 휴스템코리아 사업설명회는 찬양과 기도로 시작하기도 했었으며, 지역본부가 설립될 때 예배도 드렸었다. 휴스템코리아 사건을 맡았다가 한 달 만에 해임된 이모 변호사는 휴스템코리아 피해자들에게 신탁받은 재산으로 피해복구 시켜주겠다면서 매주 광화문 인근에서 보혈찬양 집회를 열고 있다.
‘GBC인터내셔널’의 김정준 회장 역시 개신교 신자이며, 사업 초반 예배를 시작으로 업무를 진행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케이삼흥의 경우 피해자 단톡방 방장이 목사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았다가 폰지사기로 의심이 들어, 지난 3월 발생한 원금 및 배당금 미반환 사태 이전부터 단톡방을 개설했다고 밝힌 바 있다. 5천억원대 코인 투자금을 불법으로 유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와콘’ 역시 핵심 피의자 염모씨가 서울 소재 대형교회 부녀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피해자들에게는 신앙적 조언을 하면서 여러 가지 핑계로 주기로 약속한 원금 및 배당금을 돌려주지 않고, 수차례 기다려달라고 종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1조원대 다단계 사기 IDS홀딩스 미래지점장으로 징역 10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남모씨는 사기친 돈 중 약 8억여원을 교회에 헌금하기도 했다. 남씨는 일산 소재 모교회의 집사로서 미얀마 선교팀장도 역임했다. 남씨는 2014년 10월에 IDS홀딩스 미래지점을 개소했는데 개소식에 모교회의 담임목사를 초빙해 축하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또 4조원대 피해를 키운 KOK 사건의 피해자 중 일부는 목사에게 “여기 투자해라”는 말을 듣고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피해자연대 고문인 이민석 변호사는 “금융피해자연대 회원들 중 절반은 교인들”이라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 종교집단이고, 교회나 성당의 경우 사교 공간으로 이용되며, 사업 관련 얘기가 오가서 사기에 취약하다. 특히 금융사기에 취약한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경에도 예수님이 성전을 장사하는 곳으로 만들지 말라고 하셨는데, 예수 믿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교회 내에서 ‘다단계나 투자 관련 얘기 금지’라고 써 붙이는 등 자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1일 노스캐롤라이나 그린빌에 있는 코이노니아 기독교 센터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서 신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연재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14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해당 교회 창립자인 로지 오닐 주교로부터 "하나님의 놀라운 종"으로 칭송받은 후 갈라디아서 6장에 나오는 "선을 행하다가 지치지 말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성도들에게 용기를 북돋웠다.
CP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허리케인 헬렌과 밀턴이 노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 등 여러 주에 큰 피해를 입힌 상황을 언급하며 "위기 상황에서 신앙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 속에서 우리가 보는 현실 때문에 순간적으로 신앙을 잃을 수 있다"며 "이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 마음과 영혼에 큰 위안을 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린 시절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있는 제23번가 하나님의 교회에서 배운 신앙과 성경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신앙은 단순한 믿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제3침례교회의 아모스 C. 브라운 목사의 가르침을 인용해 "정의를 행하고 자비를 사랑하며 하나님과 함께 겸손히 걸으라"는 말을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발생한 허리케인 밀턴과 헬렌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향한 기도와 위로를 전하며 자연재해 속에서 영웅적인 행동을 보인 사례로 에디 헌넬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헌넬은 노스캐롤라이나 그라시 크릭에서 급작스러운 홍수로 고립된 여성을 구출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재난 중에도 우리의 공동체가 지닌 '연민, 정직, 품위'와 같은 핵심 가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폭풍이 몰아치는 동안뿐만 아니라 폭풍이 지나간 후에도 우리는 선을 행하며 다른 사람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갈라디아서 말씀을 인용하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을 행하다가 지치지 말라고 가르치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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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1만 명 파병 보도... 국제사회 우려 고조
북한 노동당 전국 분주소장 회의 ⓒ노동신문 캡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1만 명의 군인을 파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은 서방 외교관과 군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은 상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은 러시아군 제11공수돌격여단 내 '부랴트 특별대대'에 편성될 예정이며, 최대 3,000명의 북한군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BBC는 우크라이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몽골과의 국경 근처에 약 3,000명의 북한 병사로 부대를 형성해 쿠르스크주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참전이 전쟁의 판도를 크게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존 포먼 전 영국 국방 무관은 "북한군이 최전선에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러시아의 사상자가 엄청난 데 따른 것"이라며 "그들의 군사적 효율성은 의심스럽고 우크라이나군의 대포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토프 블루스 브래드포드대학 교수는 북한군에 대해 "군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장비와 훈련의 질은 다소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한 "러시아가 군인들을 무시하고 남자들을 사지에 내모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북한 지도부는 인명에 대한 존중심이 더욱 없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미 18명의 북한군이 탈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군의 낮은 사기와 열악한 처우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러 관계는 더 이상 무기 이전이 아니라 북한군을 점령군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도 북한군 파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파병을 통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군사 기술을 획득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루스 교수는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인권이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모든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참모본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하루에 1,000명 이상의 병력을 잃고 있어, 1만 명의 북한군은 약 1주일 정도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정도 규모의 북한군 파병이 전쟁의 판도를 크게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의 탈영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소식통을 인용해 '부랴트 특별대대'에 소속된 북한 군인 18명이 이미 러시아 연방 브랸스크주와 쿠르스크주 국경 일대에서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탈영 동기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러시아군은 이 정보를 지휘부로부터 은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수천 명의 북한 보병이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우크라이나로 파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우크라이나군 장교들은 북한군의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장교는 북한군이 시대에 뒤떨어지고 장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들의 역할이 러시아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위험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